자원봉사 활동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특화되고 있다. 중ㆍ고교생의 경우 봉사활동 점수가 교과에 포함될 정도로 사회 전반에 걸쳐 자원봉사활동이 활발한 추세다. 이에 따라 자원 봉사의 내용도 과거처럼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매우 다양하다. 교통안내, 독거노인 돕기, 장애인 돕기 등의 자원봉사는 기본이고 요즘은 '펀드'를 통한 자원봉사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방자치단체와 여러 봉사단체까지 번지고 있는데 그 요체는 '니즈(needs)'다. 즉 '수요'에 맞춰 특색 있는 자원봉사가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동작자원봉사은행'은 은행처럼 운영하는 곳이다. 돈을 적립하거나 필요할 때 찾아 쓰는 일반 은행처럼 동작자원봉사은행도 자원봉사를 본인이 투자한 시간만큼 쌓아 놓았다가 나중에 본인이 필요한 시점에 봉사를 받을 수가 있다. 이곳에 자원 봉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먼저 센터에서 운영하는 자원봉사자교육을 2시간 수료해야 한다.

자원봉사교육 이수자에게는 자원봉사통장을 나눠주는데 본인이 봉사활동을 한 업체에서 확인서를 받아 오면 봉사시간 만큼 적립을 해준다. 기본적으로 100시간 이상이 되면 필요한 만큼 꺼내 쓸 수 있으며 사용한 만큼 봉사 받을 권리(시간)가 차감된다.

이곳은 매 기수별 자원봉사대학을 운영하고 있으며 발마사지, 수화, 호스피스, 숲 생태 해설, 문화유적 해설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항목은 스포츠마사지와 발마사지로 현재 약 30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동작자원봉사은행' 자원 봉사자들은 격주로 노인센터나 복지관 등을 돌며 10명씩 2개조로 나뉘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컴퓨터 관련 전자제품 점검 봉사 프로그램의 경우, 요청하는 가정을 방문하여 고장 난 컴퓨터를 수리해 주거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를 대상으로 활동을 벌이는데 주로 컴퓨터 지식에 밝은 대학생들과 연계하여 운영되고 있다.

'2009 서울 복지대상'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연세대학교 가양4종합사회복지관의 '노인우울예방특화'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요즘 들어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고 있는 '노인의 우울성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4~5명이 한 팀을 이뤄 총 16개조 83명이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된 일은 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및 우울, 자살 충동을 해소하는 것. 1주에 1회 정기적인 대화를 통해 노인의 고민거리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가양4종합복지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이 시행 된 후 상당수의 노인들이 자살 예방 효과를 거두었다고. 실제로 심각한 우울증을 앓던 중증 노인환자들이 완치돼 지금은 환자가 거의 없는 상태다. 특히 보람 있는 일은, 그렇게 해서 치유된 노인들이 행복카페를 개최하여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환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의 자원봉사자들은 40~50대의 주부들로 다년간의 자원봉사 경력을 지닌 도사급(?)이다.

전주에 본사를 둔 기업 '아이템매니아'의 사내 자원봉사동호회 '아자봉'도 이색적이다. '아자봉'은 직원의 50%에 해당하는 100여명이 자원 봉사자이다. 회사 또한 '아자봉'의 열렬한 지지자다. 이곳은 회사의 지원금을 저축해 만든 '아자봉 펀드'로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도 전주 동물원의 코끼리 우리 에 벽화 그려주는 등 지역사회에 훈훈한 화제를 낳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프로보노'는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로 구성된 봉사대다. '프로보노'는 60명의 회원이 매주 일요일마다 사회적 기업을 방문해 재무컨설팅 및 관리 노하우를 전수해준다.

자원봉사도 하면서 청춘남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 서초구의 '싱글벙글 볼런투어'는 20~30대 직장인 싱글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자원봉사+건전한 만남의 장'이 결합된 핸즈 온(1회성으로 손쉽게 참여하기 위한 프로그램) 차원의 봉사단체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은 '재미있는 독서상자 만들기', '꽃길 만들기', '구석구석 먼지 다잡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직장인들의 호응이 좋아서 내년에는 프로그램 행사를 늘릴 계획이다.

대학생들의 자원봉사는 전공과 연계해 참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경찰 복지학교인 본교 경찰경호학과 학생들이 그 예다. 학생들은 2009세계장애인예술문화축제에 자원봉사를 벌였다. VIP의전, 공연인 경호, 행사진행보조, 관람객 안내 등의 자원봉사를 통해 실무경험을 쌓고 경호인으로서 자긍심도 만끽했다.

한양대학교 미술학과 학생들도 성동구와 함께 저소득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미술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점토를 이용한 인형 만들기, 애니메이션을 보고 무대 만들기 등 아이들의 호기심과 재능을 자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자원봉사프로그램으로는 마포구의 '또래상담가 양성교육'이 있다. 청소년들이 같은 또래의 고민을 상담해 주며 해결방법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1달 정도의 교육을 이수 한 후 각 학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

서초구의 글로벌 나눔을 실천하는 '러브캣'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직접 학용품 주머니를 만들고 그 속에 자신의 메시지를 담아 해외 빈곤국가의 아동들에게 보내는 프로그램으로, 참가자가 8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